아들이 친구를 때리거나 욕을 한다는 연락을 받은 날, 부모는 대부분 두 가지 충동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이번엔 확실히 혼내야 한다'는 생각과, '혹시 내가 뭔가 놓친 건 아닐까'라는 불안 사이에서요. 저도 그랬습니다. 아들이 엄마에게 대드는 걸 눈앞에서 보던 날, 저는 두 번째 충동을 무시하고 첫 번째 충동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어땠는지, 지금도 가끔 떠올립니다. 공격적 행동: 나쁜 아이의 증거일까친구를 때리고, 험한 말로 협박하고, 욕을 내뱉는 아이를 두고 "저 아이는 왜 저럴까"라고 생각하기는 쉽습니다. 하지만 아동심리 전문가들은 이런 공격적 행동(aggressive behavior)을 단순히 나쁜 성격의 발현으로 보지 않습니다. 여기서 공격적 행동이란 좌절이나 스트레스를 조절하지 ..
아이들이 또 싸웠습니다. 한쪽은 울고, 한쪽은 억울해하고, 저는 또 "네가 형이잖아"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그때는 그게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 말 한마디가 아이 마음에 얼마나 큰 응어리를 쌓았을지 모르겠습니다. 형제 갈등에서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제 경험과 함께 정리해봤습니다. 정당성 인정: 형제가 싸우는 진짜 이유, 알고 계셨습니까아이들 싸움을 보고 있으면 대부분 이렇게 느끼실 겁니다. "저게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저렇게 싸우나." 실제로 싸움의 발단은 장난감 하나, 자리 하나처럼 사소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아이들이 싸우는 진짜 이유는 물건이 아니었습니다.형제 갈등의 핵심은 정당성(legitimacy) 입니다. 여기서 정당성이란 "내 감정과..
아이가 거친 말을 썼을 때, 그 말을 고쳐주는 것이 먼저일까요, 아니면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맞을까요? 저는 아들이 처음 욕을 했던 날, 망설임 없이 꾸짖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교육이 아니라 제 자존심 방어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행동을 잡으려다 마음을 잃는 경험,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감정 이해: 아이의 거친 말, 정말 아이 탓일까요아이가 "죽여버려", "꺼져" 같은 말을 쓸 때, 많은 부모들이 즉각 "어디서 그런 말을 배웠어?"라고 묻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그 질문 자체가 이미 아이를 범인으로 세우는 방식이었습니다.아동 발달 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황을 귀인 오류(Attribution Error)의 관점으로 설명하기도 ..
출장에서 돌아온 날, 아이들이 저를 보고 반기는 대신 눈치를 살폈습니다. 직장에서는 "주변을 밝게 만드는 상사"라는 평을 들었던 제가, 집에서는 "늘 화가 나 있거나 잠들어 있는 아빠"였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화를 안 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화에 침몰되지 않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는 걸 그때 처음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 분노존: 누구나 들어가면 터지는 '존'이 있다제가 출장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날은 대개 피곤이 절정에 달한 상태입니다. 차에서 내려 짐을 끌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만큼은 조용히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현관문을 열면 거실은 레고 조각으로 뒤덮여 있고, 아들은 숙제는 손도 안 댄 채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그 조합이 만들어내는 감정 폭발, 제가 직접 겪어보니 ..
"차라리 한 대 때리고 끝내 주면 안 돼?" — 아들에게 실제로 이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논리로 설명했는데 돌아온 반응이 이거였습니다. 저도 처음엔 황당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그 말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논리로 아이를 설득하려 했던 제 방식이 오히려 아이를 더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아들을 키우면서 감정코칭과 규칙 기반 훈육 사이에서 수없이 흔들렸던 경험을 솔직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논리 훈육, 실제로 통할까요일반적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아이가 납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아들이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부터 게임을 하면서 조금씩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을 때, 저는 "왜 안 되는지"를 매번 설명했습니다.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이 될 수 있다고..
아들이 6살 때 수영장 다녀오다가 주차장에서 차에 치였습니다. 2주 입원하는 동안 같은 병실 누나한테 게임을 배웠고,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게임 때문에 혼내고, 달래고, 또 혼내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아들들에게 있어서 게임 문제가 단순히 게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자기조절력, 왜 아들에게 유독 더 어려운가게임 한 시간을 허락하면 시작할 때는 "엄마, 아빠 최고야"를 외치다가, 딱 한 시간이 지나 끄라고 하면 얼굴이 굳어버립니다. 딸이라면 "알겠어"하고 넘어갈 상황인데 아들은 다릅니다. 시작할 때의 그 열정과 끝날 때의 그 표정이 너무 달라서, 저도 차라리 안 시켜줄 걸 싶은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이걸 자기조절력(Self-Regulat..